대한애국당의 태극기 식탁보 논란으로 알아보는 국기모독죄 개념, 적용여부

국기모독죄란 무엇일까요

태극기에 대한 모욕, 모독 관련 이야기는 사실 이번일이 처음은 아니구요,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응원한다고 태극기로 치마도 만들고 원피스도 만들고 오리고 붙이고 자르고 하면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왔었잖아요? (저만큼 나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다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태극기를 모욕하는 행위는 단순히 도덕이나 양심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형법에도 나와 있는데요,

이 내용은 형법 105조 ~ 109조에 나와 있습니다.

– 제105조(국기, 국장의 모독)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106조(국기, 국장의 비방) 전조의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비방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5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109조(외국의 국기, 국장의 모독) 외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그 나라의 공용에 공하는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국기는 당연히 태극기를 의미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국장'은 국기 이외에 국가를 상징하는 일체의 휘장을 다 통칭해서 이야기하는 거구요.

 

내용을 다시한번 살펴보면, 105조는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하는데 "모욕할 목적"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106조에도 국기 또는 국장을 비방하는데 "전조"의 목적이 있어야 하고,

109조는 우리 국기는 아니지만 동일하게 손상, 제거 또는 오욕을 "모욕할 목적"을 분명히 가지고 해야 적용이 되는 법이에요.

따라서 단순히 응원 목적 또는 긍정적인 목적으로 태극기를 소품처럼 활용할 때에는 적용하긴 어렵긴 하죠.

다시 돌아와서, 6월 9일 대한애국당 주도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테이블에 태극기를 깔고 밥을 먹는 모습은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참 충격과 한숨만 나오는데요,,,,;;;;

대한애국당은 이슈가 된 이후 즉각 사과를 하면서도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사실 국기모독죄를 적용하기는 크게 어렵겠죠.

 

심지어 2015년 4월 광화문에서 어떤 사람이 집회중 태극기에 불을 붙여 일부가 타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사람은 국기모독죄로 기소까지 되었으나 법원 판결은 결국 모욕할 의사가 없었다고 "무죄"를 내렸기 때문에

식탁보로 사용한 것은 어떻게 보면 양반이겠죠.

(물론 모욕의 의도를 가지고 식탁보로 사용하면서 더럽게 뭘 흘리고 뭍히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또 다른 사건으로는 2011년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한명숙 전 총리가

분향소에 태극기가 깔려있는 것을 보고 신을 벗고 그 위에 올라가서 헌화를 한 일이 있었는데요,

태극기를 "밟고" 올라갔다며 우익단체가 고발했으나 이 사건은 기소조차 안되고 검찰이 각하를 했었죠.

사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기, 국장의 그 상징성은 이해하지만,

법이 너무 강력하게 구속하게 되면 이게 김일성 김정일 얼굴과 다를 바 없어지니까 이렇게 법을 어렵게 적용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단순히 태극기를 손상시키고 훼손시키는 것만으로 무조건 국기모독죄를 적용한다면

시위하거나 뭐 테러 등 나쁜 일을 할 때 태극기를 두르고 있으면 경찰도 맘대로 못할 것 아니에요;;;;

물대포 쏘거나 진압봉으로 진압하거나,, 피의자를 검거한다고 넘어뜨릴 때 태극기가 더러워지면 경찰도 위법행위가 되니까..;;;

 

어쨌든,

국기 및 국장 모독죄와 비방죄는 분명히 형법상에 적시되어 있는 범죄행위라는 것 잊지 마시구요,

무엇보다도, 이게 범죄라서 안하는게 아니라 사랑하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상징물 역시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게 우선이겠죠^^?